14년 전 리조트에서 추락한 고2 여학생
2009년 12월 18일 새벽, 전라남도 화순의 한 리조트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리조트 12층에서 한 여학생이 추락한 것입니다. 추락한 높이는 40m에 달했고, 온몸에 골절과 장기 손상을 입은 여학생은 병원 이송 중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여학생의 이름은 정다금 양. 전날 화순으로 체험학습을 온 부산 K여고 2학년 학생이었습니다.
정다금양은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여러 미술 대회에서 여러번 입상할 만큼 재능이 뛰어났고 공부도 잘 했다고 합니다.
사망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밝게 웃고 있었다는 정다금양은 어떻게 이런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 것일까요?
주변에서는 다금양의 투신이 의아하다고 했지만 다금 양과 함께 1216호에 묵었던 친구들은 의외의 주장을 했다고 하네요.
1216호에는 총 5명이 묵었는데, 사망한 다금이가 평소 학업 스트레스와 용돈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이미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다금양이 사망 당시 단 둘이 있었다는 최다정(가명) 양은 "갑자기 다금이가 혼자 베란다로 나가서 떨어졌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결국 경찰은 이 사건을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지었다고 합니다.
수상한 흔적들과 새로운 증언
그런데 다금양의 부모님은 영안실에서 딸의 주검을 마주했을 때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딸의 왼쪽 눈두덩이에 의문의 멍 자국이 발견된 것이죠. 또한 부검 결과 다금양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매우 높게 검출되었고, 입 안에 상처가 많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부검의는 입안의 상처는 추락과 무관한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14년이 지난 지금, 취재를 하면서 정다금양이 묵었던 방의 옆방인 1217호 동급생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30대 초반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날의 비극을 잊지 못한다는 동급생들은 용기를 내어 증언을 하기로 했다고 하죠. 그들이 떠올린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그날은 유난히 눈이 많이 온 날이었다고 합니다.
단체 활동을 끝내고 돌아온 여학생들은 몰래 챙겨온 술을 나눠 마셨는데 옆방에서 말다툼하는 소리가 달렸다고 합니다. 다금양과 같은 방에 있던 친구들이 다금양에게 억지로 술을 많이 마시게 했고, 한명이 다금양의 머리채를 끌고 자신들의 방에 있는 화장실까지 왔다가 다시 옆방으로 데려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직후 다금양이 추락했다고 합니다.
폭행은 없었다는 같은 방 친구들 결국 무죄
하지만 1216호에 다금양과 함께 묵었던 친구들은 폭행을 부인했습니다. 임가영(가명)이라는 학생이 가 다금양의 머리채를 잡아 옆방 화장실 세면대까지 끌고 간 것은 맞지만 잠을 깨우려고 물을 끼얹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1216호의 여학생들은 순차적으로 1217호로 이동했기 때문에 추락 순간에 다금양과 있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임가영(가명)은 상해혐의로 기소되었고, 소년보호처분으로 사회봉사명령만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3명의 학생들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되었고, K여고 교사들은 경고와 주의만을 교육청으로부터 받은채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새로운 목격자의 등장과 사건의 재구성
그런데 그것이 알고싶다 팀은 취재 도중 사건 당일 정다금 양과 같은 리조트 아래층에 묵었다던 한 남자의 제보 전화를 받습니다. 새벽5시가 넘은 시각, 위쪽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갔는데, 여성 4~5명이 베란다에서 장난치며 웃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0여분 후 쿵, 쿵 하는 큰 소리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 증언과 1217호에 투숙했던 친구들의 증언,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락 현장 3D시뮬레이션 등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분석해 보기로 합니다. 과연 이로써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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